왜 전봇대인가?
"구도심은 전기차 충전 사각지대"
부산의 전봇대 충전기가 대부분 구도심 지역에 설치됐다는 데서 단서가 엿보입니다.
전기차 충전기의 대다수는 아파트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일정 규모 이상의 아파트는 충전기 설치가 의무화돼 있기 때문이죠. 이 때문에 아파트 거주자들은 자택의 전기차 충전 인프라, 이른바 '집밥'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단독주택이나 빌라에 사는 이들은 사정이 다릅니다. 운이 좋으면 주변 공공기관 같은 곳에 충전기가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충전 인프라를 늘리고 있지만, 한계가 뚜렷합니다.
"주택가에는 충전기를 쉽게 찾아볼 수 없어서, 집 근처 충전기가 없는 사람들은 전기차를 타기가 매우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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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공급 쉽고, 기존 주차면 이용
이런 상황에서 전봇대를 이용하는 건 구도심 지역의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늘리는 좋은 방안이 될 수 있습니다. 이미 주차면이 마련돼 있는 길거리의 공영주차장에 설치하기 때문에, 따로 자리를 확보할 필요가 없습니다. 또 충전기를 설치할 때 가장 어려운 점인 '전력 공급'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국외에서도 전봇대 충전기가 늘고 있습니다. 국제 환경 연구기관인 세계자원연구소(World Resource Institute)의 2021년 보고서를 보면, 미국 로스엔젤레스에는 전봇대 충전기 44개가 설치돼 있고 매사츄세스 주의 멜로즈에도 15개가 있습니다. 전봇대 충전기는 공간 문제에서 자유로운 데다 설치비도 절감할 수 있다고도 언급하고 있습니다.
부산에 이어 광주도 도입
부산에 이어 광주도 '전봇대 충전기' 아이디어를 받아들인 이유입니다. 광주광역시 수요 조사 결과, 5개 구에서 130곳이나 신청할 만큼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광주의 전기차 충전기 6,612개 가운데 77%인 5,097개가 아파트에 있는 만큼, 광주도 사정이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한전은 현장 조사를 통해 이 가운데 19곳을 골랐습니다. 동구 동명동, 서구 화정동, 광산구 우산동 등의 주택가가 선정됐습니다. 부지 선정은 끝났고 올해 말까지 설치가 완료될 예정입니다.
하지만,......
"주차난 심화 우려"
전봇대 전기차 충전기가 계획처럼 구도심 전기차 인프라 확충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요? 한 가지 걸림돌이 있기는 합니다. 주차난 문제가 심화될 수도 있다는 겁니다.
구도심은 주차 면수가 부족합니다, 이에 공영주차장 자리 하나 하나가 아쉬운 지역도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주차면 2개를 전기차 충전 전용석으로 만들면 불만인 사람들도 발생할 수 밖에 없습니다. 실제 부산시는 올해 전봇대 전기차 충전기를 확충하려고 했지만, 민원 우려로 자치구의 신청은 저조하다고 밝혔습니다.
아직은 전기차가 일반차보다 훨씬 적습니다, 하지만 정부가 추진하는 2030년 420만대 전기차 확충이라는 목표를 본다면 거기에 맞는 충전인프라 역시 반드시 구축되어야합니다, 소외받는 구도심 혹은 주택가 등에 전봇대 충전기는 충분한 대안이 될 수 있을것으로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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